노숙자 예수 Homeless Jesus, 티모시 슈말츠, 2013
얇은 담요를 얼굴까지 덮어쓰고 잠을 청하는 노숙인의 모습이다. 담요 밖으로 삐져나온 그의 발등에 못이 박혔던 흔적이 보인다. 캐나다 작가 티모시 슈말츠는 마태복음 25장 40절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에서 영감을 받아 노숙인의 모습으로 예수를 표현했다.
성경 속의 예수님이든, 생존경쟁에서 낙오되어 노숙인이 된 사람이든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가장 낮은 곳으로 오셔서 사랑을 실천했던 예수에 대한 상념을 일깨우고 있다. 노숙자의 모습을 한 예수상이 처음 어느 성당 앞에 설치되었을 때, 신성 모독이라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난과 항의를 받아 철거되었다.
하지만 곧 로마 교황청에서 바티칸 인근에서 얼어 죽은 노숙인을 기리기 위해 이 작품을 설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축복함으로써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다.
로마 교황청에 이어 스페인의 마드리드, 아일랜드의 더블린, 싱가포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등 세계 각지에 설치되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